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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정답’이 아니라 ‘설명하려 할 때’ 성장한다

아이의 설명은 늘 미완성이다 - 그래서 더 가치가 있다

아이의 설명은 늘 어딘가 부족하고, 중간에 끊기고, 완벽하지 않다.
“그러니까… 음… 그게… 그러니까…”
이런 말들 사이에 진짜 사고가 있다.

어른의 눈에는 어설퍼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이미 관찰 → 연결 → 판단 → 표현이라는 고급 사고 과정이 일어나고 있다. 나는 아이가 말을 더듬을 때 절대 대신 완성해 주지 않는다. 그 사이를 기다려준다. 그 시간이 바로 아이의 사고가 자기 힘으로 서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설명’은 아이의 자존감을 구조적으로 키운다

 

설명을 통해 아이는 이런 경험을 한다.

  • “내 생각이 말이 되는구나”
  • “내가 한 말이 이해받는구나”
  • “나는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야”

이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자기 의견을 가지는 사람,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이것은 단순한 학습 능력이 아니라, 평생 따라가는 인지적 자존감이 된다. 시험 점수보다 훨씬 오래 남는 힘이다.

 

왜 나는 ‘속도’보다 ‘설명’을 선택했을까

나는 현장에서 늘 ‘진도 압박’과 ‘사고 유도’ 사이에서 갈등한다. 빨리 가면 진도는 나가지만, 아이의 생각은 남지 않는다. 느리게 가면 진도는 늦어지지만, 아이의 눈빛은 달라진다. 나는 결국 항상 후자를 택했다.

리딩이든, 영어든, 사고 수업이든 결국 아이는 자기 생각을 언어로 꺼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짜 배움을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답을 알려주기보다, 늘 질문을 돌려준다.
“왜 그렇게 생각해?”
“다른 방법도 있을까?”
“너라면 어떻게 하고 싶어?”

 

 

설명은 공부의 기술이 아니라 ‘삶의 기술’이다

아이들은 자라서 문제를 풀기보다, 문제를 설명해야 하는 사람이 된다.
자기 생각을 설명하고, 선택을 설명하고, 감정을 설명해야 하는 순간은 평생 반복된다. 그래서 ‘설명하는 힘’은 국어, 영어, 수학보다 훨씬 상위의 능력이다. 모든 학습 위에 놓이는 뿌리 같은 힘이다.

나는 이 힘을 키우는 것이 교육의 가장 깊은 역할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라라리딩랩은 항상 ‘정답’보다 ‘설명’을 먼저 묻는 공간으로 남고 싶다.

 

한 아이의 변화가 나의 확신이 되었다

 

한 아이는 늘 질문을 받으면 고개를 숙였다. 말이 느리고, 틀릴까 봐 늘 주저했다. 그 아이에게 나는 3개월 동안 단 한 가지 원칙만 지켰다.
“정답은 중요하지 않아. 네 생각만 말해 줘.”

어느 날 그 아이가 처음으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저는 이게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그 문장은 짧았지만, 그 아이의 인생에서는 매우 긴 도약이었다.
그날 이후 그 아이는 더 이상 질문을 피하지 않았다.
‘맞는 답’을 찾는 아이가 아니라, ‘자기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바뀌고 있었다.

 

라라리딩랩이 지켜가고 싶은 단 하나의 방향

 

이 블로그는 지식을 많이 전달하는 공간이 아니다.
이곳은 아이의 사고가 자라는 순간을 기록하는 공간, 그리고 부모와 교사가 아이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설명하는 힘은 느리게 자라지만, 한 번 자라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나는 오늘도 아이에게 묻는다.
“왜 그렇게 생각했어?”
그 질문 하나가 아이의 미래를 조금씩 바꾸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정답을 주는 일은 쉽다.
하지만 아이에게 자기 생각을 말할 기회를 주는 일은 용기와 기다림이 필요하다.
나는 그 기다림을 선택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블로그에 그 기다림의 기록을 계속 남길 것이다.